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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이후 주요 문학담론의 형성과 지식체계의 변화

 

 

박영순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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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초 중국 문학은 새로운 문화규범이 탄생되기 전에 겪게 되는 반성과 비판의 시간을 갖는다. 문학유형으로는 ‘상흔문학’과 ‘반사문학’이 그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당시 계몽적 문학지식인은 창작을 통해 자신들이 지향하는 비판적 문인의식을 표현해 나갔다.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어지는 주요 문학담론 중의 한 흐름은 국가와 정치, 현실 관계 속에서의 문학의 ‘공리적 기능’과 ‘독립적 주체성’에 관한 것들이다. 즉 80년대 이후 2000년대의 ‘문학의 도구론-심미론’과 관련된 문학담론은 ‘문학사 다시쓰기’, ‘순문학 논쟁’ 및 ‘기층문학 논쟁’ 등이 하나의 담론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하나의 흐름은 90년대 시장경제체제의 거대한 충격 속에서 문학의 상업화, 통속화 현상이 극심해지자 시장기제에 대응, 적응하려는 문학적 시도들이 속출한다. 90년대 이후 문학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대중적 전파력을 가진 문화자본으로서의 지식이 되어가자, 80년대를 누려왔던 계몽, 비판적 지식인의 ‘권위’와 문학적 ‘권위’가 서서히 실추되는 탈 엘리트 현상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문학담론도 거대담론으로부터 벗어나고, 문학의 권력 형태도 ‘지식 권력’에서 ‘자본 권력’으로 바뀌어 간다. 이러한 상황은 ‘인문정신’, ‘문학의 위기’ 및 ‘문학 영역의 확대’ 등과 관련된 또 하나의 담론 흐름으로 이어져간다.

 80년대 중반 ‘문학사 다시쓰기’는 기존의 ‘권력담론’ 模式을 새로운 ‘문학담론’의 모식으로 변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와 권력을 문학에서 약화시킴으로써 주체적 자족체로서 자신의 입지를 세워나가려 한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말 90년대 초는 문학지식인들의 상업화로의 ‘전향’과 인문정신의 부재 및 사상, 학술상의 ‘失語’ 상태에 직면하자, 80년대 계몽적 지식인의 ‘환상’과 ‘권위’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문학 담론계는 더 이상 거대담론이나 비판적 담론에 기대지 않게 된다. 이를 테면 ‘계몽적 집단공동의식’에서 ‘개인적 자아주체담론’으로의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에 90년대 문학계는 자생의 방책으로서 스스로의 영역을 확장, 분화하려는 자세를 취하면서 ‘문화 영역’으로의 확대를 진행해 나간다. 반면 2000년대 문학계의 현상 중의 하나는 현실과 ‘기층’을 새롭게 발견하고 문학지식인으로서의 비판적 입장을 구축해나가고자 하여 문학적 방식을 통해 사상계 담론과 연결해나간다. 즉 2000년대 문학담론계에 요구된 문학적 현실은 문학의 방식을 통해 사회현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면서 사상계의 커다란 흐름과도 맥을 함께 해나가면서 문학담론의 인접영역을 확대해나가고자 하였다.

 이처럼 개혁개방이후 특히 90년대 전반적인 문학계의 탈 엘리트화 현상은 문학(담론)계는 물론 문학지식의 생산자, 문학지식 생산조직 등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 이를테면, 전파매체의 발달로 기존의 문학양식 외에도 인터넷 문학, 블로거 문학, 휴대폰 문자소설 등 문학양식의 다양화, 인터넷 작가의 확대는 문학의 지식전파공간과 지식생산자의 확대를 가져왔으며, 현재 인터넷 작가들은 직업작가[작협]에 비해 훨씬 많은 숫자를 차지하면서 중국 지식생산의 거대 작가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3,40년대 ‘左聯’, ‘文協’을 거쳐 현재 ‘中國作協’, ‘中國文聯’은 문학생산자인 작가들의 조직으로서 중앙에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통일된 半 관방 문학생산조직체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민간 형태의 문학사단이 출현하고, ‘중국문련’이나 ‘중국작협’의 조직에서 벗어난 작가나 문학종사자들이 기존의 통일적인 관방 조직으로부터 벗어나 문화시장의 형성에 일익을 함으로써 문학지식 생산조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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