別材·別趣

 

 

201608지도.jpg

 

자료출처: 中國知網(CNKI)

 

 

   위 지도는 中國知網(CNKI)에서 별재별취(別材別趣)’를 전체문헌 속에서 주제로 검색 (2016.07.23)한 결과 총149편을 토대로 하여, 그에 대한 지역별 연구 상황 및 개념의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사상이나 철학은 시의 소재나 재료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시 속에 녹아있느냐는 것은 책속의 지식이나 산문적 진술에 의해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시상(詩想)은 이치나 사상과 같이 궁구하는 것이 아니며, 시어(詩語)는 서적과 지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즉 시를 쓰는 능력은 이론적 지식이 많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논리적 사변이 뛰어나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이다.

 

   이런 점에 대해 남송 시론가 엄우(嚴羽)창랑시화·시변(滄浪詩話·詩辨)에서 이렇게 말한다.

 

 

      무릇 시에는 별도의 재주가 있으니 책[학문]과는 상관이 없다. 시에는 별도의 지취()가 있으니 이치[]와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고 이치를 많이 궁구하지 않으면 지극한 경지에 도달할 수가 없다. 이른바 이치의 길에 빠지지 않고, 언어의 통발에 걸리지 않는 것이 최상의 길이다. 시는 성정을 읊조리는 것이다. ……영양이 뿔을 나무에 걸은 것처럼 자취를 알 수가 없으며, ……말은 다했어도 그 뜻은 다함이 없는 것이.(夫詩有別材, 非關書也; 夫詩別趣, 非關理也. 然非多讀書, 多窮理, 則不能極其至. 所謂不涉理路, 不落言筌者, 上也. 詩者, 吟咏情性也. ……羚羊掛角, 無跡可求, ……言有盡而意無.)

 

 

   시를 짓는 데는 별도의 재주[別材]와 별도의 지취[別趣]가 있으니, 사변적 지식이나 논리적 이치만으로는 시를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 창작은 지식이나 이치와 관계가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엄우는 시를 배우려면 무엇보다도 시에 대한 식견[안목]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고 한다. “시를 배울 때 입문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入門須正]. 한위·성당시기의 좋은 시[以漢魏盛唐爲詩]들을 숙독[熟讀]하고 다양한 시를 충분히 참고[熟參]해야 한다. 그래야 시에 대한 식견[以識爲主]이 생긴다.”(창랑시화·시변)라고 했다. 많은 독서로 깊이 있게 감상하고 연구하면서 시만이 가지는 독특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면 최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만이 가진 독특한 이치, 그 최고의 지점은 단지 지식과 사변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른바 이치의 길에 빠져들지 않고, 언어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는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래서 엄우는 자를 덧붙여 시는 지식이나 이치와는 구별된 독특한 시의 경지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으니, 그것이 바로 별재이다.

 

   언어는 시의 재료이다. 하지만 사변적인 시를 쓰면 언어의 통발[言筌]에 걸려들기 쉽고, 이치를 설명하면 이치의 길[理路]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시 언어의 생기는 사라지고 사변적 관념과 논리적 사유만이 남게 된다. 또한 말을 조탁하는 기교에 지나쳐서도 안 된다. 가공된 언어 속에 시인의 정신이 묻혀버려, 결국 언어의 장치가 만들어낸 장식된 감흥만이 남게 된다. , 시인의 감성과 시어는 책 속에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이치로 드러나는 것도 아니며, 오직 자신의 성정으로부터 나와 읊는 것[吟咏情性]이다. 그 성정의 드러남은 말은 다함이 있어도 뜻은 다함이 없는 것과 같이, 종을 친 후 범종의 유장한 여운이 허공으로 퍼져 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양이 뿔을 나뭇가지에 걸어 공중에 매달려 있으므로 정작 영양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는 것과도 같다.[영양은 적의 습격을 막기 위해 잠을 잘 때 꼬부라진 뿔을 나뭇가지에 걸고 허공에 매달려 잠을 잠] 바꿔 말하면, 시인이 전달하려는 시의는 그대로 문면(文面)에 노출되지 않고 언어 너머에 유장한 여운[言外之味]으로 남게 되니, 이것이 바로 시의 별취이다.

 

   다음은 앞서 밝힌 검색조건을 통해 나타난 별재·별취에 대한 연구동향을 간략히 정리한다.

   첫째, 발표 기간지의 지역별 상황을 보면(단위: ), 북경(24)이 가장 많고 호북(12)->호남(11)->산동(10)을 이어 강소(8)->사천(7)->하남·섬서·상해·감숙(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발표 논문수의 지역별 상황(단위: )은 기간지의 지역별 상황과 거의 유사하였다. 북경이 18편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호북(11)->호남(11)->강소·산동(8)->사천(6)->하남·섬서(5) 등으로 나타났다. 셋째, 수록된 기간물의 상황을 보면, 서북사범대학학보(3, 감숙)이 가장 많고, 북경사범대학학보·문학유산·문학평론·고대문학이론연구(2, 모두 북경)를 이어 成都師範學院學報(사천문예연구(북경復旦學報(상해揚州大學學報(강소)(1) 등으로 나타났다. 어떤 특정 기간지에 집중적으로 실린 게 아니라 다양하게 골고루 실렸다. 거의 대학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대학학보가 약80%를 차지한 점은 대학 내의 학술지가 지식생산의 주요 경로로 작용함을 알 수 있으며, 이 밖에도 문학유산·문학평론등 전문 문학기간물 및 中國藝術報·美與時代(하남詩探索(북경) 등 일반 잡지나 신문이 지식전파매체로 활용되었다. 넷째, 연구 시기는 어느 한 시기에 두드러진 추세를 보이지는 않지만, 2000년대에 들어 비교적 조금 늘어난 추세이다. 이는 고전문학비평이 기타 학문영역에 비해 적은 연구량을 보이지만 꾸준한 연구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별재·별취는 엄우가 송나라의 시가 산문화되고 의론(議論)화되어가는 경향에 대해 비판하면서 제시한 문학비평용어이다. 소식과 황정견(黃庭堅) 이후 일부 강서(江西)시파와 도학가들의 문자기교로 시를 짓고(以文字爲詩)’·‘재능과 학문으로 시를 지으며(以才學爲詩)’·‘의론적이거나 추상적인 이치를 전개(以議論爲詩)’하는 경향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창랑시화·시변)

 

   엄우는 남송의 시론가로서 복건성 소무(邵武) 사람이다. 평생 동안 벼슬에 뜻을 두지 않아 관직에 오른 적이 없다. 그의 시가이론 창랑시화는 청나라 풍반(馮班)에게 신랄한 비평도 받았지만, 위진남북조 종영(鐘嶸)시품(詩品), 당나라 교연(皎然)시식(詩式)·사공도(司空圖)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등을 이어 명나라의 격조설(格調說성령설(性靈說), 청나라의 신운설(神韻說) 등 중국시가이론의 계보를 이어준 대표적인 시화서이다.

 

 

 

참고자료: 趙則誠·張連弟·畢萬忱 주편, 중국고대문학이론사전, 길림문사출판사, 1985

 

 

 

* 본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의 지식생산이며 인용 시 자료원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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