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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와 국가이데올로기, 국가이미지의 관계
출처: 저자작성
위의 도표는 “중국 영화와 국가이데올로기, 국가이미지의 변화”라는 주제에 대해, 주로 주선율영화와 블록버스터(다폔, 大片)에 나타난 작품, 감독 및 관련 제도 환경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로서의 그림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영화는 급속한 성장을 하고 있다.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하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사회에서 국가와 관련되지 않은 영역은 거의 드물다. 이로 볼 때, 중국 영화의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국가이데올로기의 영향력이 존재할 것이며, 주선율영화, 블록버스터 역시 각기 다른 차원에서 국가이데올로기와 연관된 특징을 지닐 것이다. 이를테면, 주선율영화는 태생적으로 국가나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국가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영화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산업적인 측면과 이데올로기 측면을 모두 강조하면서 전략적으로 국가이데올로기를 변화시켜나가고 있다. 반면, 중국의 블록버스터는 주선율영화와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점과 국가이데올로기를 선양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주선율영화와도 유사성을 지닌다. 따라서 주선율영화, 블록버스터를 통해 반영된 국가이데올로기, 국가이미지는 서로 상이하면서도 유사한 특성을 지닐 것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작품지향성, 국가와의 관계 등의 특징을 통해 어떻게 국가이데올로기와 연관하며 변화하는지 작품 속에 나타난 중국적 이미지는 어떠한지, 동시에 중국 영화가 문화소프트파워의 하나로서 국가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은 영화와 국가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다.
영화는 이미지로 국가이미지를 형상화하며 전달한다. 푸코의 ‘담론과 권력’이론으로 보면, 영화를 통해 드러난 이미지는 하나의 담론과 권력을 낳는다. 중국의 주선율영화, 블록버스터 및 독립영화는 영화를 매개로 하여 특정 국가(중국)의 이미지를 표현하였고 그 이미지를 통해 담론권력을 형성한다. 이를 테면, 영화와 이데올로기, 영화와 국가이미지, 영화와 문화소프트파워, 영화와 글로컬리즘, 영화제와 지역주의 등 다양한 담론을 형성한다. 현재의 영화담론권력은 서방국가들이 주동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체로 중국 영화는 이들의 담론권력에 대응하는 자세이다. 이를 테면 중국식 블록버스터 ‘다폔’은 중국 영화의 ‘세계화’인가 아니면 할리우드의 ‘대응·방어’책인가에 대한 논의, 독립영화는 중국 해외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서양 국가들의 시선에 맞추어 포장된 오리엔탈리즘의 결과물이라는 평가 등 여러 가지 담론들을 낳았다. 사실 블록버스터는 중국 정부가 산업적·문화적인 측면에서 할리우드의 방어 내지는 보호차원에서 제작된 것도 사실이며, 중국이 문화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문화소프트파워로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6세대 독립영화는 블록버스터와 상반되는 중국의 어두운 사회면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이며, 일부 5세대와 같이 ‘내부[거절]->외부[환영]->내부[동화]’라는 경로를 통해 국가이데올로기로의 ‘동화’라는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주도적이고 대대적인 지원 아래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작품성, 예술성, 미학적 특징 면에서 중국 영화의 담론권력은 이렇다 할 수준이나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중국의 국제적 지위 상승이 중국 영화의 국제영향력과 ‘동보(同步)’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세계에 대한 시각적인 이미지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실재에 다가서는 방편이기도하다. 영화 이미지는 주체에 따라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를 형성한다. 주선율 영화는 정부가 주체가 되어 국가가 원하는 방향의 내용과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그들이 보여준 국가이미지는 이데올로기적이고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보여주기’식의 이미지이다. 반면, 해외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비교적 독립적인 사고를 견지하는 독립영화에서 나타난 중국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현재 중국 사회에 존재하는 장면을 보다 직접적으로 담은 ‘보여진’ 이미지라고 하겠다. 물론 이미지가 실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미지는 실재의 그림자와도 같은 것이다. 이미지는 대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이자 질문하는 방식이기도하다. 즉 독립영화에서 보여진 중국 사회의 어두운 모습과 이미지는 중국 사회에 대한 실제 모습에 대한 질문을, 주선율영화를 통해 본 중국의 이미지는 중국의 국가이데올로기에 대한 역동적 질문을 가져올 것이다. 이처럼 이미지는 대상이 원하는 욕망을 채워주는 속성을 지닌다. 주선율영화를 통해 국가이데올로기를 선양하려하고, 블록버스터를 통해 문화대국으로서의 국가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것은 모두 중국 정부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의 욕망이 영화를 통해 문화소프트파워로서의 실제적인 이미지 외교의 효과와 역할까지 기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의 욕망과 문화소프파워에 대한 기대는 현재 중국에서 국가이미지 창조와 홍보에 있어 정부와 관방의 중앙매체를 국가이미지 구축의 단일 주체로 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진정한 중국의 국가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단일 주체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회공동체들의 참여도 필요할 것이다.
* 본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의 지식생산이며 인용 시 자료원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