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정부 편재와 정책지식생산

   중국 헌법 규정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정부, 즉 국무원은 국가최고권력기관의 집행기관이다. 전인대에서 통과된 여러 관련 법안을 집행하고 실행하는 국가최고행정기관이다. 그러나 사회가 다원화되고 행정관련 업무가 전문화되고 고도화되면서 국무원은 전인대에서 통과된 법안만을 단순히 실행하고 집행만 하는 차원에 그 역할이 한정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책 집행과정에서 체득한 여러 정책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책지식을 생산해내는 핵심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열린 전인대 11기 4차 회의 결과를 보면 전국인대에 제출된 법안이 약 560여 건이고, 건의나 의견이 약 2960여 건이다. 이들 법안, 건의, 의견 등은 대부분 각급 행정단위에서 정책집행 과정에서 생산되거나 창안된 정책 아이디어들이다.

   중앙정부는 지위에 있어서 전인대의 지도를 받는 피지도 지위와 하급 행정단위를 지도하는 지위라는 이중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중앙정부는 또한 그 기능과 역할에 따라 적절하게 부서를 편재하고 있다. 부서의 편재는 기능과 역할에 따라 부(部)와 위원회(委員會), 국무원 특설기구(特設機構), 국무원 직속기구(直屬機構), 판사기구(辦事機構), 국무원 직속사업단위(直屬事業單位), 부와 위원회가 관리하는 국가국(國家局) 등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다. 각 기구 혹은 부서는 내부 직능기구를 갖추고 있고 자체 연구조직을 거느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와 위원회는 국무원의 핵심조직으로 2011년 8월 현재 27개로 이루어져 있다. 부는 전문화된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 부라 하고, 업무가 여러 부문에 걸쳐 있는 경우 위원회로 구분한다. 현재 위원회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展改革委員會) 하나 뿐이다.

   국무원 직속기구는 부와 위원회 업무 가운데 특정한 한 분야를 독립시켜 특화조직으로 편재한 것을 말한다. 대단히 전문적이고 특화된 기구이다. 지위는 부, 위원회와 같은 부장급 지위를 갖는다. 국무원 직속사업단위도 지위에서는 큰 차이는 없으나 사업단위라는 측면에서 자체 수익구조를 갖춰야 한다. 즉 돈이 되는 일을 하여 자체 재정을 어느 정도 확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들 직속사업단위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선정적이고 도전적이며 가십거리적인 일을 많이 벌인다. 대표적으로 신화통신사의 여러 자매지들은 거리 가판대에서 팔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간혹 대단히 선정적인 기사를 내보내기도 한다. 부, 위원회 관리 국가국은 부와 위원회 소속으로 특정 업무 영역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는 직속기구와 성격이 같으나 그 지위가 부부장급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그럼 국무원은 어떻게 정책지식을 생산해 내는가? 중국의 정치체제 특성상 당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무원의 중차대한 정책결정은 대부분 당의 의사협의라는 메카니즘으로 움직인다. 임시기구 성격을 갖는 당의 의사협의기구는 영도소조 혹은 협조소조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며 2011년 8월 현재 26개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의사협의기구로 당재경영도소조, 당외사영도소조, 당대만공작영도소조, 당문화체제개혁영도소조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문화산업 관련 정책지식을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부서는 국무원에 편재되어 있는 문화산업 관련 부서이다. 즉 부로서 문화부, 국무원 직속기구로서 광전총국, 신문출판총서 등이다. 이들 기구에서 생산해낸 문화산업 관련 정책지식은 문화체제개혁영도소조에서 당과 협의 과정을 거친다. 문화체제개혁영도소조의 소조장은 현재 중앙선전부장이 맡고 있다. 당과 논의된 의견은 다시 국무원으로 보내져 재차 수정 과정을 거친 후 전인대로 보내져 법안이라는 정책으로 만들어진다.

   중국 국무원이 갖는 정책지식 생산 기능은 입법 기능을 가진 전인대가 행사하는 정책생산 기능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입법부가 법안 생산에서 가장 중추적인 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처리되는 법안의 대부분은 의원발의가 아닌 정부발의로 이루어지는 점과 유사하다. 중국 사회가 점차 다원화되고 복잡해지고 다툼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행정부문이 담당하고 처리해야할 과제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정부로서 국무원의 정책지식 생산기능은 한층 전문화되고 고급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관련 정책지식을 잘 생산하기 위하여 기구별 정책생산 기능과 역할도 한층 강화될 것이고 싱크탱크의 활용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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