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의 선택과 집중

중국 개혁개방의 신선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지식이 생산력의 중요한 원천 자원이라는 인식이 점차 심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지식의 활용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식이 창출하는 수익모델 만들기에 열심이다. 대학도 이러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가기 위하여 대학 본연의 지식생산 역할을 한층 강화해가고 있다. 중국정부 역시 1990년대 이후 "과교흥국"(科敎興國)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이른바 "일류대학 건설"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대학의 지식생산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국가, 기업,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이른바 '지식'을 생산, 유통, 소비하기 위한 중국정부의 일련의 노력은 '211프로젝트', '985프로젝트'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을 산업화된 지식생산 기지로 변화시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를 대비하여 세계적 수준의 100개 일류대학과 중점 학문분야를 육성한다는 '211계획'과 세계 일류대학 건설 프로젝트인 '985프로젝트'는 그러나 제한된 자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특정 대학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대학의 선정성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선택되지 못한 대학과 학문분야는 존립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제한된 자원을 '211'로 선택하여 집중 지원하고 이들 대학 가운데 다시 몇 대학을 '985'로 선택하여 집중 지원하는 방식은 대학 간 서열화를 더욱 부추기고 대학 간 격차를 점점 확대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국가 운영, 기업 발전, 사회 안정에 필요한 여러 지식을 생산, 유통시키는 주체인 대학이 국가 자원의 선택적 지원에 힘입어 독점적 지위를 배타적으로 향유한다는 점은 중국의 지식생산, 유통의 주체와 경로가 화석화될 수도 있음을 위 지도는 잘 보여주고 있다.

* 본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의 지식재산이며 인용시 자료원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