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1894년 상하이격치서원 ‘고과’ 수상자의 지역별 분포도

자료출처: 熊月之, 『西學東漸與晩淸社會』, 王爾敏, 『上海格致書院志略』 등

   위 지도는 1886년-1894년 상하이격치서원 ‘고과’ 수상자의 지역별 분포도를 그린 것이다.

   상하이격치서원(이하 격치서원으로 약칭)은 1874년 상하이 주재 영국 영사이자 선교사인 메드허스트(Walter Henry Medhurst, 중국 이름은 麥華陀)가 제의하여, 중-서 이사회의 발족과 더불어 설립되었다.

   격치서원은 서양의 선교사, 사업가와 중국의 양무파 관료・사업가・사신(士紳) 및 학자들의 지원 하에 관방[官]-사업계[商]-학계[學]의 중외 인사들의 공동협력으로 설립・운영되었다. 서양 측 이사진은 메드허스트(Walter Henry Medhurst), 프라이어(John Fryer, 중국 이름은 傅蘭雅, 영국선교사), 와일리(Alexander Wylie, 중국 이름은 偉力亞烈, 영국선교사), 포브스(미국사업가, 중국 이름은 福弼士, Russell & Co. 旗昌洋行行長) 등과 중국 측은 당정추(唐廷樞)・서수(徐壽)・화형방(華蘅芳)・왕영화(王榮和)・서건인(徐建寅)・왕도(王韜)・조원익(趙元益) 등으로 주로 관료・양무지식인・학자・사업가들이었다. 격치서원의 창립비용은 중서 관원, 지방관료, 지식인, 사업가들의 기부금으로 조달되었다. 이중 직례총독(直隷總督) 이홍장, 양강총독(两江總督) 이종희, 소송태병비도(蘇松太兵備道) 풍준광(馮俊光) 세 명이 기부한 액수가 전체의 75.5%를 차지한다. 이처럼 격치서원은 중-서 관료・사업가・선교사・학자 등 당시 양무파 상층인물들이 이사회를 통해 격치서원을 운영・관리해왔다.

   격치서원의 고과는 1886년-1893년까지 매년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로 나눈 정규시험 계과[季课: 正課・常課・定試라고도 함]가 개설되었고, 1889년-1993년까지 봄・가을 두 계절의 특과(特课)가 각각 개설되었다. 전통서원의 학습평가는 해당 서원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내부시험방식[內課]이었지만, 격치서원의 고과는 외부 일반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시험방식[外课]이었다. 격치서원의 고과는 양무운동의 실제적 수요에 따라 양무파 관료와 양무 지식인들이 서학을 토론하고 전파하는 장이 되었다. 계과는 각 세관도헌이 주관하였고 특과는 남양대신과 북양대신이 주관했다. 양무 관료 이홍장・증국전(曾國荃)・유곤일(劉坤一)에서부터 시무에 정통한 설복성(薛福成)・정관응(鄭觀應)・성선회(盛宣懷) 그리고 세관원 공조원(龔照瑗)・오인손(吳引孫)・섭집규(攝緝槼)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무파 인사들이 출제하였다.

   1886년-1893년까지 9년간 총18명이 총88문제를 출제하였다. 출제내용의 대부분은 서학과 시무 관련 문제였다. 왕도는 매회 시험제목과 출제자・우수자・우수답안지・평가자의 평어 등을 취합하여 『格致書院課藝』를 간행했다. 1886-1894년 격치서원 고과의 우수자 88명으로 구성된 일반지식인들의 관적 분포를 보면, 강소(36명), 상해(5명), 절강(15명), 안휘(6명), 광동(5명), 호남(3명), 복건(2명), 천진・하남・산동(각1명), 불상(13명)이다. 본적이 불분명한 13명을 제외하고 수상자는 10개 성(시)의 출신이다. 이 가운데 강소, 절강 출신이 총56명(상해현 포함)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한다. 하남・호남을 제외하고 모두 연해 지역으로, 서학 전파의 지리적 경로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양무, 변법시기 서학의 전파에 중심에 있었던 교회서원의 지역별 분포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만청에서 민국 초까지 설립된 교회서원은 약120개 안 밖이다. 교회서원이 가장 번성한 시기(1861-1900)는 격치서원의 설립, 활동시기와 거의 일치하는 2차 아편전쟁 이후부터 서원개제(1901년) 전까지이며, 이때 가장 많은 약70개 정도가 설립되었다. 광서(光緖) 연간 역시 격치서원이 활동하던 시기이다. 물론 고과에 참여한 지식인들의 본적이 실제 거주지역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의 기본적인 생활권은 상하이 또는 그 주변지역이었다. 이는 상하이가 근대 서학동점의 주요 근거지이자 서학이 연해지역을 통해 이동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 본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의 지식생산이며 인용 시 자료원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