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 유배문인 오조건(吳兆騫)의 유배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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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李興盛, 東北流人史(黑龍江人民出版社, 1990)

 

 

 

   위 지도는 이싱성(李興盛), 東北流人史등의 자료를 토대로 청초 유배문인 오조건(吳兆騫)의 대략적인 유배경로를 작성한 것이다.

 

 

남쪽의 명사들은 북쪽 변방에 많고, 중원의 문인들은 요양(遼陽)의 반을 차지하네.”(정개丁介, 출새시出塞詩)

 

 

   중국의 동북지역은 대표적인 유배지역 중의 하나이다. 서한의 한 무제 때 동북지역으로 죄인들을 유배 보내기 시작하면서, 청대에 이르러서는 유배자의 급증에 따라 하나의 독립적인 사회 집단을 형성하였다.

 

   청대 순치·강희·옹정 기간 동안 동북 3성의 유배자들은 거의 10만 정도에 달했다고 한다.(劉選民, 淸代東三省移民與開墾) 이들은 처음에는 성경(盛京: 요령 瀋陽), 상양보(尙陽堡: 요령 開原縣), 영고탑(寧古塔: 흑룡강 海林縣->寧安縣), 우나(烏喇: 길림시) 등으로 분포하다가 점차 복괴(卜魁: 치치하얼), 싼싱(三姓: 동북 3성과 내몽고 북부), 할하부(喀爾喀: 몽고와 만저우 일대), 커부둬(科布多: 몽골 서북쪽 일대) 등 동북 3, 치치하얼, 몽고 등으로 점차 확대되어 갔다.(趙爾巽, 淸史稿, 刑法二) 그래서 동북지역의 개발사는 동북의 토착민과 외부에서 들어온 거주민이 이루어낸 공동의 역사라고 한다.(方姝孟, 淸代東北地區流放文人群體硏究)

 

   청초는 만청 정부의 정권 수립을 위해 한족 지식인들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다. 통치계급의 이익과 형법에 저촉된 사람들이 동북지역으로 추방되면서 변강 지역의 유배자 집단이 되었다. 유배 원인의 주요 사례는 청초 반청 집단, 문자옥(순치 연간의 함가(函可) 재변기(再變紀)와 장정롱(莊廷鑨) 명사집략(明史輯略), 강희 연간의 남산집(南山集)및 옹정 연간의 여유량(呂留良) 문자옥 등), 내부 당파(순치 연간의 남당(南黨북당(北黨)의 내부 당파 등), 과장안(순치 14順天·강남·하남 등의 과거시험 부정사건) 외에도 도인법(逃人法통해안(通海案항량안(抗粮案) 등의 문제로 유배되었다.

 

   유배자 가운데 하층민도 있었지만 주로 문인, 학자, 관료들이 대다수였다. 이들 가운데 시승(詩僧) 함가(函可), 방공건(方拱乾)의 동성(桐城) 방씨(方氏) 집안, ‘강좌삼봉황(江左三鳳凰)’ 중의 한 사람인 시인 오조건 및 장진언(張晋彦정팽(丁澎대재(戴梓기반손(祁班孫장분(張賁양월(楊鉞) 부자 등은 모두 청대 문인들이었다. 이 중 시승 함가가 설립한 빙천시사(氷天詩社)’와 장진언·오조건 등이 설립한 칠자지회(七子之會)’ 등은 당시 동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유배문인 시사(詩社)였다.

 

   여기서는 순치 14(1657)의 대표적인 강남지역의 과장안[남위과장안南闈科場案]으로 연루된 시인 오조건의 유배경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오조건(1631-1684, 자 한사[漢槎])은 명 숭정(崇禎) 4(1631) 강소성 오강(吳江)현 송릉진(松陵鎭: 현 쑤저우) 출신이다. 집안 대대로 높은 벼슬을 한 강남지역의 명문가 자제로서 어려서부터 시부(詩賦)에 능했다. 부친은 일찍이 반청활동에도 가담했었고 오씨 부자는 모두 복사(復社) 회원이었다. 오조건은 총명하고도 자칫 오만해 보일 수 있는 예속을 벗어난 성격의 시인이었고, ‘강좌삼봉황(江左三鳳凰)’ 한 사람으로서 청대 특히 강남지역의 문단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의 삶은 순치 14(1657) 정유과장안(丁酉科場案: 順天·강남·하남 등에서 발생한 과장안)으로 인해 뒤바뀐다. 오조건은 순치 148월 남경에서 향시(鄕試)를 치루고 거인(擧人)이 된다. 그러나 그 해 순천·강남·하남 등 곳곳에서 과거시험 부정사건이 발발된다. 오조건은 강남지역 과장안 즉 남위과장안에 연루되어 후에 재시험[復試]을 쳤지만(백지 제출), 결과 거인이 취소되고 형부(刑部)의 감옥에 갇힌다. 이어 동북지역 영고탑(흑룡강)으로 유배되어 23년간의 고된 유배 생활을 한다. 후에 청대 문인이자 지인 고정관(顧貞觀)과 납란성덕(納蘭性德) 등의 도움으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몇 해를 넘기지 못하고 5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척박한 동북지역 영고탑의 유배 생활 속에서 다수의 시, 서신을 남겼다. 후대 이를 엮은 秋笳集, 歸來草堂雜卷, 西曹雜詩등이 전한다.

 

   아래 내용은 오조건과 관련한 정유과장안(강남지역 과장안)발발->유배->귀로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정리한 것이며, 지도는 이에 근거하여 대체적인 유배경로를 그린 것이다.(**실선은 영고탑으로 가는길, 점선은 강남으로 돌아오는 길을 표시함)

 

<순치 14(1657) 강남지역 과장안과 오조건의 유배경로>

 

1. 순치 14(1657): 직례성 순천(順天), 강남, 하남에서 향시(鄕試) 실시->오조건 그해 8월 남경에서 향시 응시 후 거인(擧人)이 됨->1124일 형부에서 과장안 폐단 조사 실시. 

2. 순치 15(1658): 정월, 북경에서 復試(복시: 재시험) 치룸, 백지 제출->39일 예부에서 형부로 압송->44일 형부에 수감->1120일 영고탑으로 유배 결정. 

3. 순치 16(1659): 33, 북경에서부터 영고탑 유배길 나섬->4월 말 성경(盛京: 요령 심양) 도착->무순(撫順), 고려영(高麗營), 흑아사하(黑兒沙河: 길림 梅河口) 등을 거쳐 621일 송화강(길림) 도착->소오계(小烏稽: 길림 蛟河市), 북저(北渚: 흑룡강 寧安市 鏡泊湖), 사란(沙蘭: 흑룡강 영안시 발해진) 등을 거쳐 711일 영고탑 술소(戌所) 도착.

4. 대표적 유배 생활: 강희 2(1663) 25, 아내 갈채진(葛采眞)이 영고탑으로 옮, 이듬해 첫째 득남[21]/ 강희 3년 장진언 등과 칠자지회를 설립하여 시 창작활동/ 강희 5년 구성(舊城: 해림)에서 신성(新城: 영안)으로 옮김/ 강희 13년 영고탑 파해(巴海) 장군의 가정교사/ 한족 유배자와 만족 자제 등도 가르침/ 조기 강남에서의 생활 및 옥중생활->영고탑 가는길->술소에서의 생활->귀로의 과정에서 지인, 가족들과 나눈 시, 서신을 남김. 

5. 강희 20(1681): 92023년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영고탑에서 오강으로 귀로->사령(沙嶺: 흑룡강 영안시 沙蘭公社소재지), 오라(烏喇: 길림), 개원(開原: 요령), 봉천(奉天, 요령), 산해관 등을 거쳐 11월 중순 북경 도착. 

6. 강희 21(1682): 23년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고향 오강 도착. 

7. 강희 23(1684): 10월 병환으로 북경으로 가서 치료받다가 향년 54세로 북경에서 생을 마감->오강현 요봉산(堯峰山) 동쪽에 묻힘. 

 

 

* 일부 구체적인 일자는 사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음. 여기서는 중국 (동북)유배사, 유배문인의 대표적인 연구가 李興盛, 東北流人史(흑룡강인민출판사, 1990) 등의 자료를 주로 참고.

 

 

 

* 본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의 지식생산이며 인용 시 자료원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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