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이끌고 있는 최고 파워엘리트(power elite) 그룹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이다. 중앙위원회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회기간 중 전국대표대회의 결정사항을 실행하고, 중국공산당의 모든 업무를 지도하며 대외적으로 중국공산당을 대표한다. 중앙위원회를 구성하는 정위원은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대개 약 200여명 내외(17기 204명, 18기 205명)이며, 후보위원은 약 160여명으로 구성된다. 중국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당의 노선이나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중앙위원 선출의 공식적/비공식적 기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은 형식적으로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선출된다. 그러나 당대회기 개최되기 전 당지도부 회의에서의 엄격한 심사와 평가를 거쳐 전국대표대회에 추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파워엘리트 충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중앙위원회 위원이 되기 위한 인사기준은 공식적 기준과 비공식적으로 나뉘어진다. 먼저 공식적인 기준은 개인배경이나 경력과 관련되어 있는데, 첫째, 위원 후보자의 성, 연령, 민족 등이 평가항목에 포함되어 있고, 둘째, 위원 후보자의당성과 전문성을 측정하는 항목이 있다. 즉 당에 대한 정치적 충성도 지표인 ‘정치성’과 업무 전문역량을 평가하는 지표인 ‘전문성’이 인사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셋째, 후보자가 당과 정부에서 맡은 직무와 직책 그리고 재직기간 중의 업무성과가 중요한 평가항목이 되는데, 이는 당과 국가의 국가목표에 부합한 성과를 이뤄냈느냐를 가지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후보자의 경력경로(임기기간과 승진여부 등)가 중앙위원 후보자 추천의 또 하나의 지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최고권력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 충원은 공식적-제도적인 평가요소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요소가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이른바 '개인적 연줄망'(파벌, patron-client, 혈연-학연-지연 등)과 같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요인, 쉽게 파악하기 힘든 요인이 중앙위원 추천과정과 선출과정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위원의 출신지별 분포 특징

위의 지도는 2012년 11월 15일자 《人民日報》 에 발표된 205명의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 따라 현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의 출신지를 조사한 결과이다. 이 조사에서 파악한 출신지는 원적지(原籍地)를 의미한다. 원적지는 출생지와는 대개 구별되는데, 예를 들면 시진핑(習近平)의 출생지는 베이징이지만 원적지는 산시(陝西)로 서로 다르다. 원적지를  조사한 이유는 중국인에 있어 자신의 출생지보다는 가족의 고향이나 가문이 전통적으로 터전을 잡고 살아왔던 지역에 대한 지역일체감이 클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산동(山東)" 파워엘리트를 주목

본 조사에서 중국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위원 205명 중 무려 31명이나 산동출신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중앙위원 중 약 15.1%가 산동지역에서 배출되었다(※ 산동성인구는 중국전체인구의 약 7.3%). 중앙위원을 인구비례에 따라 선출하지는 않지만, 산동성이 차지하는 인구비율에 비해 약 2배 이상의 대표성을 보이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3~5세대 중앙위원은 산동, 강소(江蘇), 하북(河北) 등 3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되었다. 이 세 지역이 경쟁하듯 1~3위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다. 18기 중앙위원회 구성을 보더라도 산동, 하북, 강소 등 세 지역 출신은 총 74명으로 전체 중앙위원의 36.1%나 된다. 3명 중 1명 이상이 이 세 지역 출신 중앙위원이다.

반면 운남, 귀주, 광동, 해남 출신 중앙위원이 한 명도 없다. 개혁개방의 중심지인 광주와 선전이 있는 광동지역에서 단 한 명의 중앙위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인구규모가 비교적 작고 발전정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인구비중 : 운남 3.4, 귀주 2.9%, 해남0.6%)은 그렇다 치더라도, 광동이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중국인구의 6.7% 나 살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단 한 명의 중앙위원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은 매우 특이하다. 광동지역은 산동, 강소, 하북 지역에 비하면 당의 정책결정과정에서 매우 과소대표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밖에 중국의 내륙지역인 사천, 서장, 신장, 청해 지역은 각 1명, 감숙, 광서, 영하 지역은 각 2명의 중앙위원이 선출되었다. 소수민족 자치지역에 중 가장 많은 중앙위원을 배출한 지역은 내몽고로, 4명이다. 대도시 지역 중에서는 북경 6명, 상해와 중경 각 5명, 천진 4명으로 조사되었다.

향후 연구과제

중앙위원회 위원의 출신지역 조사 과정에서 향후 연구를 필요로 하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출신지역별 격차가 발생하는 요인를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엘리트 충원에 있어 공식적 지표와 비공식적 지표 중 어떤 지표가 지역별 편차를 발생하게 하는 주요 지표인지, 비슷한 수준의 경제발전과정에 있는 지역간 격차는 왜 나타나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둘째,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산동지역아니 하북, 강소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파워엘리트가 배출되는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지리역사적 배경 등에 대한 연구이다. 산동을 비롯한 이들 지역의 어떤 문화와 전통, 그리고 지식이 현재의 중국 리더십 형성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들 지역에서의 비공식적 관계망은 이들의 리더십 형성과정에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본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의 지식생산이며 인용 시 자료원을 명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