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중국 지식인들의 공적 삶에 대한 생생한 구술사로서 오늘날의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 티모시 치크(Timothy Cheek)는 청일전쟁의 패배로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번영하는 중국”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중국 지식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였고, 그들의 지적 지형을 인물·사상·논쟁 통해 분석했다. 그 역사적 방법은 여섯 시기로 구분되는 세기를 가로지르는 사상가·제도·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맥락과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통해 현대 중국 지식인들의 공적 생활과 관념 및 논쟁 등을 보여주었다.

티모시 치크는 특히 1985년 청일전쟁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지식인의 역사를 개혁·혁명·회생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순간’에 주목하여 6개의 시간적 흐름으로 구분하였다. 또한 공간에도 주목하여 ‘지적 생활의 세계’로 대도시, 성(省), 농촌의 공간을 조망하고, 이 공간에 교차하는 세 가지의 사회세계인 대중문화, 여성 세계, 종교와 민간의 친연성의 세계를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근대 중국의 지적 생활의 틀이라고 규정하는 공간은 지리적 공간만이 아닌 공간적 사회작용과 사회적 경험의 그물망(Matrix)임을 드러내었다.

또한 역사연구에서 총체적 설명과 이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그 대안으로 중간수준의 이론과 부분 모델로의 접근을 제시했다. 이러한 접근과 방법은 1단계 아젠다 “중국 지식지형의 진화: 기제·공간·네트워크”의 연구에 커다란 시사점을 주었다. 나아가 관념과 개념의 계보도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포착한 점도 저자의 돋보이는 탁견이다. 무엇보다 지식인 개념과 범주, 다양한 층위에서 포착된 지식인들과 이들의 논쟁을 분석하는 서술은 아젠다 연구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이 책은 중국과 세계와의 관계성을 지속적으로 고찰하고 있고, 중국 지식인의 토착성의 배경과 특징을 6개의 이데올로기적 순간과 공간의 메트릭스로 포착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공간의 접근 방법은 ‘중국 지식지형의 진화’의 아젠다 연구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