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의 학술운동사: 베이징대학 연구소 국학문을 중심으로』는 대만의 역사학자 천이아이(陳以愛)가 쓴 『中國現代學術硏究機構的興起:以北大硏究所國學門爲中心』(江西教育出版社, 2002)을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베이징대학 연구소 국학문을 중심으로 민국 이후 중국 학술연구기구가 제도화되는 과정과 이와 연관된 일련의 학술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 베이징대학 국학문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학자’(국학문동인, 외국한학자), ‘학술조직’(출판물, 학회), ‘학술운동’(국고정리, 신국학) 세 가지에 초점을 두어 20세 초 현대 중국의 학술운동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저자는 ‘국고정리’라는 구호는 어떤 상황 속에서 제기되었고, 이 구호가 많은 학자들을 응집시킨 흡인력은 무엇이며, 현대 학술연구의 진지로서 국학문 동인들의 국고정리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학술기구가 중국에서 어떻게 건립되었고, 학술기구가 현대학술기구체제로 편입된 후 어떤 변화가 생겼으며, 이는 국학문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 학자, 학술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첫째, 국학문의 성립배경과 국고정리 운동의 형성과정을 통해 학술단체의 형성과 관련 문제를 다루고 있다. 국학문의 핵심 인물인 장타이옌의 제자들이 어떻게 베이징대학으로 들어와 기존의 동성파 세력을 몰아내고 베이징대학 문과의 주류 세력이 되었는지, 동시에 이들 학자의 학술적 전승과 연구취지가 어떻게 국학문으로 하여금 국고정리운동의 발원지가 되게 하였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둘째, 연구기관으로서 조직구조의 특색과 국학문의 발전 실례(조직, 학회, 외국동방학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학술연구의 제도화 과정을 설명하고, 그것이 국고정리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였다. 셋째, 국학문이 발행하는 간행물을 대상으로 국학문 동인이 강조하는 ‘신국학’은 무엇이며, 넷째, 베이징대학 국학문이 현대학술 발전에 끼친 영향과 중국의 현대 학술사에서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견실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는 장점은 자료의 운용이 상당히 광범위하고 풍부하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베이징대학 자료실에 소장된 국학문의 자료에서부터 베이징대학과 국학문이 출판한 각종 간행물, 총서, 선전책자 및 잡지 등을 대량으로 참고하였고, 개인자료 면에서는 국학문 동인들의 학술 논저, 회고 문장, 일기, 자서전, 서신 등의 자료를 망라했다.

   결국, 이 책은 국학문 학자들이 1922년부터 1927년 사이에 어떻게 학술연구의 새로운 길을 열어갔는지 국학문의 역사를 한층 더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현대 학술문화사를 연구하는 데 진귀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