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공간생산(production of space)이란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가 그의 저서「공간의 생산(The Production of Space)」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르페브르는 공간의 사회적 성격에 주목하여 특정 사회와 생산양식(production of mode)은 그것에 고유한 공간을 생산한다고 보았다. 그는 공간을 단지 해석해야 할 메시지나 텍스트(text)로 보는 관점을 비판하면서 그 속에 들어있는 생산이라는 인간의 실천적 행위에 주목하여 공간을 생산과정으로 인식해야 비로소 자본주의적 공간생산의 역동성을 분석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사회적 생산의 결과인 특정한 공간형태 보다도 그러한 특정 공간이 생산되는 사회적 생산의 과정에 주목했다. 그는 특히 자본주의적 사회적 공간을 생산하는 과정에 연구를 집중하여 이러한 자본주의적 공간이 생산되는 계기를 3가지로 나누어, 공간적 실천, 공간의 재현, 재현의 공간으로 개념화하였다.이 논문에서는 공간의 사회적 생산이라는 개념에 기초하여 개혁기 중국 동북지역 노후공업기지(老工業基地)의 개조의 문제를 살펴본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동북진흥(東北振興)” 정책의 주요 내용의 하나로 노후공업기지 개조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 지역의 대표적인 노후공업기지인 심양시(瀋陽市) 철서구(鐵西區)의 국유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개조가 진행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철서구 노후공업기지의 개조가 “동반서건(東搬西建)”과 “합서판공(合署辦公)”이라는 전략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공간생산의 방식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개혁기의 공간생산 과정에서 공간생산의 주체들에 의해서 담론적 정당화가 이뤄지는데,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공간생산의 담론적 정당화가 지식적 기초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노후공업기지의 개조를 둘러싸고 공간생산의 주체들이 투사하는 지식의 지형과 내용을 분석하고자 한다.

박철현-심양시(瀋陽市) 철서구(鐵西區) 노후공업기지의 개조를 중심으로.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