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2006년 CCTV ‘百家講壇’을 통해 상하이 復旦大學의 역사학과 교수 葛劍雄은 중국의 지역문화에 대한 강연을 하였다. 백가강단은 우단의 논어심득을 베스트셀러로 만들만큼 대중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면에서 영향력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방송프로를 통해 역사지리에 대한 강연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것과 함께 백가강단 프로의 제작의도가 역사지리에 대해 대중이 주목하길 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중국의 역사지리에 대한 관심은 대중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공산당 지도층에게도 있어서 2000년 이래 북경대학 도서관이 주최하는 이들 대상의 강연에도 역사지리 강연이 빠지지 않았다. 중국의 매체가 발달한 2000년 이래 방송과 잡지 및 인터넷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소위 매체지식인으로서 역사지리학자도 활발히 활동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사지리에 대한 중국 내의 관심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선 국내의 중국 동북공정과 관련해 비롯된 학계의 다양한 연구에서 지적하고 있는 중국의 애국주의 교육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중국정부의 애국주의교육 정책을 통한 대중의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포괄하는 역사지리에 대한 관심이 이러한 수요를 창출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의 역사지리학에 대한 다양한 학술연구과제들이 부여되고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역사지리지식은 ‘문화’를 생산하는 주요한 내용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2003년 중국의 ‘문화’정책과 2004년 이래 더욱 확산되어 가고 있는 ‘중국모델’론에서 중국의 역사는 중국의 대내외정책의 중요한 자원이 되어갔다. 따라서 명목상의 중국특색의 사회주의와 애국주의의 내용을 더욱 풍부화 하고 이론적 틀을 강화하기 위해서 ‘소프트파워’로서 역사학으로서의 역사지리가 국가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 개혁개방이후 중국의 다원일체통일격국이라는 정부방침의 구체화 과정과 이와 관련된 지식인들의 중화민족론과 연계된 통일중국론 등의 관련성에 대한 기존 연구를 통해 뒷받침 될 수 있다.

최은진-중국‘역사지리학’지적구조와연구자네트워크.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