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주제 : 중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아트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발표 : 김영미(이화여대)

토론 : 임대근(한국외국어대)

Ⅰ.중국미술에서의 모던과 포스트모던의 경계점

Ⅱ.새로운 움직임들과 방향

   (1)집단적 표출과 공간

   (2)개인적 표출과 몸

Ⅲ.다양성 그리고...'중국'

1.중국미술에서의 모던과 포스트모던의 경계점

   사실 중국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이전시기에 대한 거부, 그리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각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위치를 다시 수정하려는 움직임이다. 따라서 이런 움직임들은 자각이 이루어지기 이전시기와 그 이후시기의 경계선에서 요동하게 된다. 그리고 자각에 의한 행동은 ‘변혁’의 지점을 이루게 된다. 이 변혁의 지점을 ‘아방가르드’라고 표현한다. 아방가르드라는 것이 ‘모던’ 초입에 이루어지는 짧은 기간 동안의 움직임이라고 본다면, 아방가르드적 시기는 분명히 모던으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정 역사적 시기에서 사회적 의미의 모더니티라는 시간적 개념보다는 다른 지경으로의 도약이나 새로운 범주화를 의미하는 심미적 기준에 의한 ‘모더니즘’은 현대중국에서 분명히 유효하였다. 물론 아리프 딜릭Arif Dirlik이 지적한 대로, 중국의 모던은 이미 청대이전의 중국 왕정을 봉건시기를 과거로 규정하고 사회주의로 향할 때 이미 시작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1978년 개혁개방이후 다시 그것을 ‘이전의 것’이라고 규정한 순간, 과거의 지점으로 변하였다. 그들에게는 새로움을 다시 필요로 하게 되었다.

   지금 중국은 포스트 사회주의라고 일컫고 있다. 사회주의노선을 그대로 걷고 있으면서도 사회주의의 종합적 사회적 증후를 지닌 것으로서 그렇게 명명될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포스트’라는 것은 사회주의에 대한 후시적 명칭인 셈이다. 물론 질적으로의 변화도 포함한다. 따라서 사회주의 시기의 연속성과 그 연속성과의 분리를 나타내는 지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지적한 현대중국의 ‘모던’적 사고라는 것은 사회주의와 포스트 사회주의의 연속성과 분리지점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1978년 이후 중국이라는 국가가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국가적 단위아래서 움직이던 지식체계가 모두 분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포스트 사회주의에서 겪는 가장 큰 변화는 사회주의 노동‘단위’에 묻혀있던 개 개인의 경험들과 사건들이 구성해 낼 수 있는 지식과 그러한 지식들의 새로운 관계도이다. 특히 예술분야에서의 개인적 지식구성은 개인적 특성과 차이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지니고 있는 자율성 때문에 훨씬 산발적이고 확산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현대미술은 이러한 새로운 변화 즉 집체적인 창작과 묘사되어야 할 대상이 정해진 상태에서의 미술행위에서 개인적 발화로 이미지를 구성하게 되면서 다른 어떤 분야의 지식구성보다 훨씬 개인적인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우선적으로 그들은 집체적 창작이 아닌 개인적 경험이 그들의 지식구성의 출발이 되면서 중국의 현대미술은 개념과 범위가 바뀌게 되었다. 이젤 속에 갇혀있던 이미지들은 형식적으로 이젤이 밖의 모든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그것은 부조나 동상 심지어 사물이 아닌 자신의 육체를 사물화시키기도 했다. 그것은 고정된 이미지로서의 형태가 아니라 움직이고 있거나 혹은 존재할 수 없는 형태의 것이기도 했고, 기존의 사물들조차 전혀 다른 의미를 띠게 되었다. 이 문제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문자가 아닌 이미지로서 국가라는 집체가 아닌 예술가 개인이라는 각 개별체로 그 지식의 표출을 용인할 때에, 지식의 체계들은 어떻게 자율적으로 그들의 방향을 가질 수 있는 지 극명하게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용과 그에 걸맞는 새로운 형식들에 대한 추구이다. 중국현대 미술인들에게 새로운 지식추구와 노선들은 바로 그러한 형식의 새로운 추구에서 노정된다.

또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개인적 발화만이 아닌 국가적인 사회적 변동과 구조들이 그러한 개인적 지식구성과 타협해야 할 부분이다. 이것은 1978년 이후 중국의 미술이 사회주의국가에서 자본주의에 노출되었을 때 그 둘의 접경지역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패턴들을 말한다. 그것은 단순히 예술가 개인의 형식적 새로움이나 혹은 자유로운 예술 추구와 상관없이 중국국가의 이념과 사회적 실천을 떠나 자율적인 상업적 유통망 속에 예술이 속하게 될 때 처하게 되거나 혹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된다. 그 지점은 곧 이러한 사회변화시기에 극명하게 읽을 수 있는 포스트 사회주의 시기의 새로운 개인적 지식형태를 드러내는 한 방편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여기서 가장 고려되는 부분은 바로 이 개인적 이미지들을 어떻게 관객에게 보여주고, 그들을 이해시키느냐의 문제이다. 하지만 중국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관객이해의 측면을 고려한 것은 2000년 이후라고 보여 진다. 1978년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의 현대미술은 새로운 발전을 거듭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상업적 유통망은 매우 서서히 인식되는 사회적 그물망이었다. 따라서 중국의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있어서 사회적 구조 변화와 관련하여 그들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것은, 그러니까 그러한 구조의 영향아래서 새로운 지식체계를 보이는 것은 20여년이 지난 후인 것이다.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건 여전히 이전 사회주의 시기의 사회적 구조이고, 따라서 위에서 지적한 미술개념들은 확산되지 못하고 개념적으로 혹은 이벤트적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것 역시 포스트 사회주의 시기의 중국의 현대미술 지식체계가 가지는 특징을 이루게 된다. 즉 외부적 형식의 새로움들이 확산되거나 혹은 충분한 실험을 거쳐서 발전의 형태를 이루면서 중국의 현대미술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과 같은 일시적 현상으로서만 머물게된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을 참조바랍니다.

중국현대미술의동시대성_김영미.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