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 Chinese Intellectuals Between State and Market

저자 : Edward Gu and Merle Goldman

출판사: Routledge Curzon, NY

출판년도: 2004

    중국의 지식인들은 중화인민공화국시기 지식인 노동자로 분류되고 국가권력에 의해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러한 지식인들의 국가에 의한 개조과정은 1956년 반우파 투쟁이래 본격화 되었고 주지하다시피 문화대혁명 기간 하방과 숙청이 거듭되고 '가장 냄새나는 놈'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불필요한 존재인 양 취급되었다. 그러므로 지식인들은 국가가 정한 방침과 제도 안에서만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위축되게 되었으며 사회주의 국가를 위한 지식생산에 주력한 노동자에 불과했다.

  이러했던 처지의 지식인들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된 것은 개혁개방이 일어나고 1980년대 문화열이 전개되면서였다. 실제 새로운 경제 정치 정책을 수행할 지식인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자 공산당 정부도 이들의 자유로운 활동과 주장을 방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문화대혁명을 강하게 비판하고 그 활동공간을 확보한 지식인들은 각양각색의 주장을 전개했다. 

  하지만 1989년 천안문사태로 지식인들은 급속하게 분화하게 되어 소위 제도내의 지식인과 제도밖의 지식인으로 크게 분화되어 제도밖의 지식인은 탄압과 감시의 대상이 되었으며 제도 내에서도 정부의 씽크탱크의 역할을 하는 지식인과 대학 등의 학원지식인들로 나뉘어졌고 1990년대의 지식생산체계의 정립과 더불어 전문적 연구를 제고한다는 의미로 연구에 몰입하는 지식인들이 점차 많아졌다. 책이 출판된 2004년은 신좌파와 자유주의자들의 논쟁이 인신공격으로도 나아가는 심한 분화의 상황에 놓여졌으며 자유주의자들이 공공지식인으로 주목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매체나 미디어가 숫적 확장을 이루어가면서 문화산업속에서 지식인들의 활동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국가권력이 여전히 지식인을 통제할 수 있고 여기에 자본과 국가의 관계가 점차 모호해 지면서 자본이 형성한 시장사회의 다양한 요소가 지식생산체계와 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중국사회에서 지식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어떻게 지식인들의 활동과 관심이 변화되고 확장되었는가 하는 현재의 지식인의 모습을 파악하기에 적절하다. 

2004년의 시점이지만 아직도 책에서 제시하는 지식인을 둘러싼 기본적 환경과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이며 지식인의 연구는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당대 중국지식인의 구조적 상황과 이에 대응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역동적이고 다각도에서 살펴보기 위해서는 일독할 필요가 있다. 

구성은 크게 네 부분으로 되어 있다. 

첫째 지적 공공영역의 전환, 둘째 지식인과 당국가 체제에서의 관계 변화, 세째 지적 공공영역에서 이데올로기적 대안,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역할 로 총 10편의 글이 실려 있다.

첫째 파트는 비정부조직의 조직과 발전에 관한 논문, 공공영역과 저널리스트의 문제, 중국의 웹(web)과 지적논쟁, 둘째 파트는 충성에서 이익으로 당국가 체제에서의 관심의 변화, 문화산업정책의 작용, 중국민주당으로 보는 지식인의 저항 상황, 세번째 파트는 개혁개방 20년간의 계몽운동의 운명, 동시대 공공지식인으로서의 역사가, 당국가, 자유주의, 사회민주주의라는 미래 중국의 길에 대한 논의, 네번째 파트는 새로운 세기에 직면한 지식인들의 대응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를 자유주의의 흐름에 관심을 두고 있는 책으로 당국가 체제의 틈에서 공공영역을 확장해 나가려는 시도가 당국가 체제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어떠한 균열이 발생할 수 있을지를 염두해 두고 국가와 시장이 초래하는 새로운 산업체제 속에서 인터넷 등 새로운 지식생산체제가 어떻게 지식인들과 조응하여 체제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등을 함께 고려하면서 읽어 본다면, 지식인들이 직면한 국가와 시장이 형성한 중국이라는 새장의 틈이 확장되거나 여전히 새장안에서만 맴돌 수 밖에 없는 한계에 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