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체제가 출범한 이후 중국공산당은 통치방식을 개선함으로써 당의 통치력을 강화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국가를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몇 십년간 중국공산당의 가장 큰 과제였고 중국 정치학계의 오래된 연구주제인 당과 정부 간 관계(黨政關係)에 대해 중앙당교 교수로 재직 중인 왕리펑 교수가 당조직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정부를 이끌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현행 중국법과 정치관계에 근거해 분석하고 있다. 그는 중국정부 내에 활동하고 있는 당조와 당기율검사위 그리고 당간부의 입장에서 그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법에 의한 통치’(依法治國)에 근거한 당과 중국정부간의 관계의 개선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왕리펑 교수는  다섯 가지 방안를 제시하는데, 첫째 당의 행정실무기능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정부부문의 기구를 철폐하고 정부 내에서 당무를 담당하는 당원을 축소해야 한다고 한다. 둘째, 인민대표대회 역할을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전인대와 전인대 상무위의 정부 감독 권한을 확대하여 국민의 대표로 하여금 정부를 감시하고 감독하게 하여 중국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해가자는 것이다. 셋째, 당과 정부의 기능을 분리하는데 권한을 둘러싼 분리가 아닌 법률이 정해진 바에 따라서 당과 정부의 기능을 분할하자는 것이다. 넷째는 중앙과 지방간의 관계를 순리대로 풀어가자고 제안한다. 지방의 이익과 중국 전체의 이익이 조화롭고 균형잡힐 수 있도록 하고, 중앙의 관리와 지방의 자율권이 충분히 보완되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단히 정부기구를 개혁하자고 한다. 정부의 기구와 인원을 축소하고 행정절차를 정비하며, 제대로 된 감독기관을 설치함으로써 행정낭비와 부패를 줄여 나가자는 것이다. 이와 같은 왕리펑 교수의 주장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나 시진핑 체제가 인치가 아닌 법치로 어떻게 당과 정부와 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포괄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이 책이 갖는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