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 『別求新聲 汪暉放談錄』

저자 : 汪暉

출판사: 北京大學出版社

출판년도: 2010.3

 2010년 3월 북경대학출판사에서 출판된 본서는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사상분야, 2. 세계도경(世界圖景), 3.역사해석, 4.현대성반성적사유 5. 예술문제, 6.잡지와 사회 7.학술배경으로 왕후이의 대담이나 각종 인터뷰 및 매체에 실린 글을 선정하여 수록한 것이다. 따라서 왕후이의 다양한 사고의 편린을 대화 속에서 읽어볼 수 있는 일종의 왕후이 사고의 자료집이라고 볼 수 있다.

  왕후이가 자서에서 밝혔듯이 이 대화들은 1991년에서 2008년까지의 것을 모은 것으로 대화를 통해 “자각의 소리”를 깊이 구하고자 한 것이었으며 별도로 구한 것은 중국의 “옛 원류”와 현실에서였다고 한다. 즉 시간적인 새로운 것이라기 보다는 심성에 기인하는 새로운 소리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국의 사상이나 중국고유의 사상이나 경험이든 중국의 현실에서 요구되는 반성적 사유 속에서 걸러진 그러한 “新聲”을 구하고 구축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別求新聲”이란 단지 새로운 소리를 구하지 말라도 새로운 소리를 별도로 구하자는 의미도 모두 맞는 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표지의 삽화가 그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현 중국의 ‘신좌파’지식인 스스로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불리고자 하는 왕후이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고 중국내에서도 주목 받는 지식인이다. 청화대학 중문과 교수이면서 잡지<讀書>의 편집주간을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맡아 하였다. 1999년 천애잡지에 실린 “당대사상상황과 현대성 문제”(当代思想状况与现代性问题)는 현대성 즉 모더니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지므로서 신좌파의 구심점이 되게 하였으며 이후 자유주의자들과 심각한 논의를 벌여나가게 되면서 논쟁의 핵심에 서게 되었다. 그는 중국의 현대화 추구는 서구지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사회주의시기의 여러 경험을 재평가 하면서 또한 역사적 흐름을 재사고 하면서 중국에 적합한 현대화를 추구해 나갈 것을 제안하였다. 그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의 세계체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러한 자본의 유입과 시장경제체제가 중국내에 초래한 자본주의적 폐해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 자유주의를 문제시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 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이러한 비판논리는 하버마스나 서구의 좌파맑스주의이론을 차용하고 동시에 역사적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를 통해 경제적 평등과 민주라는 부분이 정치적 자유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고 노동자와 농민 등 계급의 입장에 대한 공산당정부의 적극적인 대책과 개입을 제안하였다. 또한 미국중심의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대응으로 동아시아의 질서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역사적 이론적으로 체계화 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다. 이 때문에 청대의 조공질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자들의 강한 저항을 받으면서도 균형적인 발전이라는 비판적 이론을 확산시킬 수 있었고 신좌파들의 이론이 확대될 수 있었다. 이러한 신좌파들의 논의는 후진타오 정부의 조화사회론의 중요한 이론적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식인의 자기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온 중국의 지식인으로서 그는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통합적 지식을 추구하는 유형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 역시 비판적 지식인의 사명과 공공영역으로서의 매체에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그의 사상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바로 별구신성이다.

   물론 왕후이의 동아시아론이나 국가의 강력한 개입 등에 대해 비판이 적지 않기에 그의 광범위한 논증과 명쾌한 서술의 이면을 깊이 독해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