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말 복사(復社) 구성원(一)

복사(復社)

   명대는 팔고문(八股文)을 통해 사로(仕路)의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문인 사대부들은 팔고제의(八股制義)를 공부하면서 공명(功名)을 추구했고, 이에 따라 문사가 결성되었다. 특히 절강·강소 일대에서 성행했다. 그 중 규모·구성원·활동 등의 면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대형 문사가 바로 복사이다.

   복사는 명말 숭정(崇禎) 2년(1629) 운간(雲間) 기사(幾社), 향산(香山) 동사(同社), 절서(浙西) 문사(聞社), 강북(江北) 남사(南社), 강서(江西) 칙사(則社), 역정(曆亭) 석사(席社), 양사(陽社), 운잠사(雲簪社), 오문(吳門) 우붕사(羽朋社), 광사(匡社), 무림(武林) 독서사(讀書社), 산좌(山左) 붕대사(朋大社), 중주(中州) 단사(端社), 래양(萊陽) 읍사(邑社), 절동(浙東) 초사(超社), 절서(浙西) 장사(莊社), 황주(黃州) 질사(質社), 강남(江南) 응사(應社) 등 10여 개의 문사가 연합하여 형성한 대형 문사이다.

   주요 구성원은 장부(張溥), 장채(張采) 등이다. 이들은 고학부흥(古學復興)을 강조하여 ‘복사’라고 이름하였고 복고와 경세 사상을 주장했다. 처음에는 과거 공부를 위주로 하는 집단이었다. 후에 시정(時政)을 비판하는 정치 집단으로 변모되면서 동림당(東林黨)의 정신을 계승하였다. 명말의 공소(空疎)한 학풍과 시문(時文: 과거 응시 문장)의 폐단을 지적하고, 시정을 비판함과 동시에 엄당(閹黨: 환관세력)과 대치하면서 관료를 공격하기도 했다.

   일부 주요 구성원은 다음과 같다.

1. 장부(張溥: 1602-1641)

   자 건도(乾度)·천여(天如), 호 서명(西銘). 남직례(南直隸) 소주부(蘇州府) 태창주(太倉州: 현 강소 태창) 사람. 명말 문학가. 숭정 4년 진사가 되었다. 동향 사람 장채(張采)와 이름을 나란히 하여 “누동이장(婁東二張/누동: 태창을 말함. 누수(娄水)의 동쪽에 있다 하여 누동이라 부름)”이라 불린다. 장부는 숭정 2년(1629) 장채 및 군(郡)의 명사들과 복사(復社)를 세워 시정(時政)을 비판하면서 엄당(閹黨)에 대한 동림당(東林黨)의 투쟁 정신을 이어갔다. 사상면에서 복고(復古) 정신을 주창하면서 무실(務實)의 경세(經世) 사상을 주장했다. 대표 저작으로 《칠록재집(七錄齋集)》, 《오인묘비기(五人墓碑記)》 등이 있다.

** 동림당과 엄당

   동림당은 명말 강남 사대부들이 주축이 되어 동림서원(東林書院)을 거점으로 하여 시정(時政)을 비판하던 집단이다. 주요 인물은 고헌성(顧憲成)·추원표(鄒元標)·조남성(趙南星) 등이다. 고헌성은 신종(神宗) 만력(萬曆) 32년(1604) 무석(無錫)에서 송나라 이학자 양시(楊時)가 강학하던 동림서원을 재건하여 고반룡(高攀龍)·전일본(錢一本) 등과 함께 강학(講學) 활동을 펼쳤다. 당시 동림 인사들은 시정, 관리의 적폐를 지적·비판하였다.

   동시에 환관 위충현(魏忠賢: 희종의 총애를 받던 특무 감찰기구 동창(東廠)의 수장) 등 환관 세력(閹黨세력: 엄閹은 내시·환관을 의미)과 격렬한 대치 국면을 형성했다. 양자의 정견이 분리되면서 명말의 격렬한 당쟁 국면으로 치닫게 되었다. 그래서 동림당, 엄당이라고 한다.

천계(天啓) 말 엄당은 위충현과 결탁하여 동림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실시하였고 이로 인해 동림 인사의 대부분은 옥사를 하였고 동림서원도 폐쇄되었다. 그 후 숭정(崇禎) 원년(1628) 위충현이 단죄되었으나 만주족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명의 멸망이 가속되었고, 이에 당시 복사가 동림의 정신을 이어갔다.

2. 장채(張采: 1596-1648)

   자 수선(受先), 호 남곽(南郭). 소주부(蘇州府) 태창(太倉: 현 강소) 사람. 명말 관리이자 학자. 천계(天啟) 4년(1624) 동향 사람 장부(張溥)와 함께 응사(應社)를 만들고, 후에 임천(臨川)에서 합사(合社)를 창립했다. 천계 7년(1627) 거인(舉人)이 되었고, 숭정(崇禎) 원년(1628) 진사가 되었다. 임천지현(臨川知縣)·예부원외랑(禮部員外郎) 등을 역임했다. 대표 저작으로 《태창주지(太倉州志)》·《지외당집(知畏堂集)》 등이 있다. 숭정 2년(1629) 장부와 복사를 조직했다.

3. 양정추(楊廷樞: 1595-1647)

   명대 학자이자 복사의 주요 구성원이다. 자 유투(維鬪), 호 복엄(復庵). 남직례 소주부 장주(長洲: 현 강소성 소주) 사람. 숭정 3년(1630) 향시에서 1등을 했다. 후에 반청(反清) 활동의 일이 누설되어 청의 관리에게 붙잡혔으나, 끝까지 굽히지 않아 결국 피살되었다.

4. 웅개원(熊開元: 1599-1676)

   명말 청초 가어(嘉魚: 현 호북) 사람. 조적(祖籍)은 금계(金溪: 현 강서). 자 현년(玄年), 호 어산(魚山). 천계 5년(1625) 진사. 숭정 15년 수보(首輔) 주연유(周延儒)를 탄핵한 이유로 태형(笞刑)에 처하여 하옥되었다가 17년 정월 절강 항주위(杭州衛)로 폄적되었다. 남명(南明) 소종(紹宗) 융무(隆武) 2년(1646) 파직되어 절로 피신하여 승이 되었다. 그 후 청초 순치(順治) 8년(1651) 소주 화산(華山) 영암사(靈岩寺)에서 은둔하며 살았다. 대표 저작으로 《어산잉고(魚山剩稿)》·《어산소고(魚山疏稿)》·《임계죄상(壬癸罪狀)》 등이 있다.

5. 육세의(陸世儀: 1611-1672)

   명말 청초 저명한 이학가이자 문학가. 강남의 대유(大儒)로 인정받았다. 자 도위(道威), 호 강재(剛齋). 강소 태창(太倉) 사람. 명이 망하면서 은거하여 강학(講學) 활동을 하였고, 육용기(陸隴其)와 함께 ‘이륙(二陸)’으로 불린다. 그는 진정한 학문을 위해 문호(門戶: 파벌)를 세우지 않고, 오직 경세에 뜻을 두어 천문·지리·수리(水利: 河渠), 병법 등에 두루 정통했다. 경세를 중시하고 명말 공소(空疏)한 이학 학풍을 비판하면서 명청 교체기 사회변혁의 시대적 수요에 적응해갔다. 대표 저서로는 《사변록(思辨錄)》·《강학수답(論學酬答)》 등이 있고, 복사 관련하여 《복사기략(復社紀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