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전반기 중국 고대 문학 비평사 주요 저작

   중국 고대 문학 이론에 관한 문헌자료는 대체로 자집(子集)·필기(筆記)·시화(詩話)·서발(序跋) 등에 분산되어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고대 목록학 저작 속에서 각종 분류 형태에 따라 수록되어 있다. 이들은 문헌적 원시자료로서의 가치를 제공하긴 하지만, 정리·해석 등을 통해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 정립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러나 청대 『사고전서총목(四庫全書總目)』의 ‘시문평류(詩文評類)’의 탄생과 특히 명·청 시기 평점본(評點本)·주석본(註釋本)·선본(選本) 및 문학사 편찬 등의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문헌자료의 이론적 요소를 탐색하는 중국문학비평사 저작이 서서히 탄생하였다.

   1927년 진중범(陳中凡)의 『중국문학비평사』가 처음으로 출판된 이후 근 100년이 된 현시점에서 고대 문학 이론의 대표적인 형태 중의 하나인 문학 비평사 저작을 통해 고대 문학비평 연구의 특징과 한계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문학 비평사 저작 속에 내재 되어 있는 각각의 학술적 특징과 차이를 비교 파악함으로써, 향후 고대 문학이론의 연구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20세기 전반기 대표적인 6인의 중국문학비평사 저작의 주요 특징을 약술한다.

1. 陳中凡, 『中國文學批評史』, 中華書局, 1927.

   진중범의 『중국문학비평사』는 1927년에 출간한 중국 사람이 쓴 첫 번째 중국문학비평사 저작이다. 총 12장으로 구성하여 약 90여 명의 비평가에 대해 언급하였다. 시대순에 따라 시대별 주요 문학 비평가들에 대해 서술하는 방식이다. 진중범의 『중국문학비평사』는 대략적으로 중국문학비평사의 틀을 세우고 중국문학비평사라는 연구 분야가 정식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진 저서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2. 郭紹虞, 『中國文學批評史』上, 中華書局, 1934년; 『中國文學批評史』下, 商務印書館, 1947.

   곽소우는 20세기 중국문학비평사의 기반을 닦은 사람이다. 1934년, 1947년에 각각 출판한 『중국문학비평사』(상/하)는 비교적 규모가 크고 완정한 체계를 갖춘 중국문학비평통사의 틀을 세웠다. 방대한 고대 문학이론 자료를 수집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중국 문학비평 발전의 역사적 맥락을 그려냈고, 주요 비평가들의 이론적 견해와 문학적 주장을 소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3. 羅根澤, 『周秦兩漢文學批評史』·『魏晉南北朝文學批評史』, 北京人文書店, 1934; 『隋唐文學

批評史』, 重慶商務印書館, 1943; 『晩唐五代文學批評史』, 商務印書館, 1947.

   나근택의 1934, 1943, 1947년을 이어 출판한 선진양한, 위진남북조, 수당, 만당오대의 시기별 문학 비평사는 기본적으로 시대순에 따라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주요 내용은 문학비평 제반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서언과 작가 및 작품을 위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시대마다 문학 비평사의 주요한 이론을 주제별로 나누어 상세하게 전개하였다.

4. 方孝岳, 『中國文學批評』, 商務印書館, 1934.

   방효악의 『중국문학비평』은 시대의 흐름을 기준으로 한 후, 그에 속한 문학가들의 두드러진특징을 잡아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시대와 인물을 결합하여 각 시대의 중요한 문학비평의 문제들을 순차적으로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5. 朱東潤, 『中國文學批評史大綱』, 開明書店, 1944.

   주동윤의 『중국문학사대강』은 각 시대, 혹은 유파와 이론을 대표하는 비평가를 위주로 서술하였다. 문헌자료, 비평가 선정 및 연구 범위 등의 면에서 앞선 중국문학비평사 저작과 다른 독특한 점을 보인다. 당시 고대 문학 이론의 문헌 정리 연구는 대부분 시문평(詩文評) 등의 중요한 전문 저작이나 대표적인 인물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연구 범위가 그다지 넓지 않았다. 특히 소설이론, 희곡이론의 기본 문헌에는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주동윤의 『중국문학사대강』은 이런 점을 감안하여 소설이론과 희곡이론을 별도의 장으로 안배하여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 傅庚生, 『中國文學批評史通論』, 商務印書館, 1947.

   부경생의 『중국문학비평사통론』은 매우 특색 있는 저작 중의 하나이다. 기존의 중국문학비평사 저작들이 시대별·작가별·작품별·이론별 등으로 서술하였다면, 『중국문학비평사통론』은 중국 문학비평의 원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문학 비평사 저작에서 취약하게 다룬 서술방식과 시각이라는 점에서 독창적인 새로운 길을 모색하였다.

   『중국문학비평사통론』은 상·중·하 3편으로 구성하였다. 상편은 ‘문학의 정의와 범위’·‘문학비평의 정의와 범위’·‘창작과 비평’·‘중국문학비평사략’의 문제를 다루었다. 중편은 ‘중국 문학비평의 감정론’·‘중국 문학비평의 상상론’·‘중국 문학비평의 사상론’·‘중국 문학비평의 형식론’으로 구성했다. 하편은 ‘개성·시대·지역과 문학창작’, ‘문학의 표리(表裏)와 진선미’, ‘문학의 문질관(文質觀)’으로 나누어 서술했다.